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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연말정산을 하고 남은 월급 통장을 보았다. 카드값과 각종 공과금, 대출 원리금 등을 다 정산하고나니 통장에 남은 돈이 별로 없었다. 직장인은 나라가 정한만큼 세금을 내야하기에, 어찌보면 그냥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할수도 있지만, 생각할수록 우울함을 넘어서 억울한 느낌마저 들었다. 대기업 시니어 직장인은 나라에서 가장 뽑아먹이 좋은 노동 자원이다. 세금은 많이 내지만, 모든 혜택에 대해서 나이와 소득구간으로 배제된다. 돈을 많이 버니까 그만큼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대기업 직장인이라고 해봤자 노동소득 모아서 부자될 수 있을만큼 돈을 받는것도 아닌데, 세금은 정말 많이 낸다. 빠져나갈 방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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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연봉 실수령액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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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실수령액을 보면 1억원 연봉일때 대략 640만원을 받는다. 단순하게 계산을 해서, 30세 부터 55세까지 매년 연봉 1억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한달에 300만원 소비하고 340만원씩 모으면, 25년동안 10억 20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근로 소득중 얼마가 고정비로 나가는지는 가계의 상황마다 너무너무 다르다. 그래서 이건 개인의 상황에 맞게 다시 계산을 해봐야 한다.) 그리고 비교적 투자 안정성이 높은 곳에 투자를 해서 매년 5%의 수익률로 불렸다고 하자, 그러면 대략 18억 정도가 근로 소득을 바탕으로 이룬 자산이 될것이다. 18억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노후에 편안하게 살 만큼 충분한 돈일까?

이런 경우, 보통 강남의 아파트 가격과 비교를 하는데, 강남 아파트를 매매하려면 애당초 돈이 남는게 없으니, 주거 비용은 전/월세로 생각해보자. 55세 퇴직하고 10년정도는 소일거리 하면서 65세까지 유지하고, 65세부터 100세까지 그동안 모아둔 돈을 까먹는다(?)로 가정하면 어떻게 될까. 18억중 8억정도는 주거 비용으로 빼고 10억 정도를 35년동안 나눠서 쓰는경우, 매월 내가 쓰는 현금은 대략 240만원정도가 된다. 국민연금도 있고 (살아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이 먹어서 저정도면 꽤 괜찮은 금액이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여기서 계산을 안한것이 있다. 물가 상승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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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표체계 | 지표상세정보

물가상승은 국가의 거시경제 운영뿐만 아니라 개인의 소득과 소비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급격한 물가상승은 화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불확실성을 높여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 여러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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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부터 10년간 물가 상승률 평균을 내보면 매년 약 1.7% 상승을 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35세에 10,000원에 구매한 물건을, 100세에 구매하려면 30,000원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 상승율이니, 사실 식자재 같은 생활에 밀접한 품목의 상승률을 대입해보면 이보다 훨씬 비쌀 것이고 생각이 된다. 간단히 계산해서, 위에서 얘기했던 매월 쓸수 있는 230만원도 100세가 되면 현재 가치 기준 80만원 정도 밖에 안되는 금액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것보다 체감하는 가치는 훨씬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현재 내가 35세이고, 현재 가치 기준 300만원을 65세 부터 매월 100세까지 사용 한다고 가정한다면 얼마가 필요할까. 65세에는 500만원이 있어야 35세의 300만원 가치를 가진다. 75세에는 640만원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35년을 쭉 계산해보면, 대략 28억이 필요하다. 결국 내가 근로 소득으로 버는 10억을 20-30년 동안 약 3배 정도 불려야 한다는 얘기다. 

나이먹고 무슨 돈을 쓰겠어 라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주변 어르신들을 보니 그렇지 않았다. 예상치 못하게 크게 아파서 거동이 불편해 지는 경우, 생각보다 정말 돈이 매우 많이 든다. 그리고 예전처럼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고 사는 세상도 아니다보니, 앞으로는 모든것을 혼자 해야한다. 그런데, 70대가 넘어가면 일상적인 고지서 처리 같은 것도 어려움이 생긴다. 세상이 빨리 바뀌다보니, 새로운 시스템에 계속 적응을 해야하지만, 나이가 계속 들수록 그런것을 빠르게 인식한 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결국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현실이 이렇다고 징징 거리고 있을수만 없다. 무작정 국회 의사당 앞에가서 피켓 시위를 할수도 있겠지만, 언제 바뀔지 모르는 복지 체제를 기다려 본들, 내가 받을 이익을 보장할수는 없다. 그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노후 대책을 찾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직장인의 연봉은 매년 계속 같은 비율로 늘지 않는다. 일정 금액이 넘어가면 회사에서는 더이상 연봉 상승율을 높게 책정해 주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아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연봉이 상승된다. 결국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내가 받을 수 있는 금액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얘기이다. (물론, 임원으로 승진해서 수십억대 연봉을 받는 경우나, 희소성이 높은 직업은 예외일 수 있겠다.) 그래서 직장인으로 회사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내 자산을 불리기 어렵다. 그래서, 결국에는 사업을 하든, 부업을 하든 무언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는것 같다. 하나는, 근로 소득을 시드머니로 투자하여 자산을 늘리는 방법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동산이나 주식이 될것 같다). 두번째는, 매월 들어오는 소득을 늘리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사실 덩치가 너무 커서, 특히 요새 같은 시장에서 저자본으로 투자하기엔 쉽지 않다. 내가 사는 집 한채, 아니면 세를 놓은 집 한두채 정도가 일반적으로 직장인이 할 수 있는 정도인 것 같다. (부모님 찬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나는 이미 주택을 한채 마련해 둔 상태이다. 한채를 더 살 수 있을까 알아봤지만, 사고 싶은 곳은 너무 올라서 더이상 매수가 불가능하다. 다음에 사이클이 오면 기회를 노려봐야 할것 같다. 

주식 투자는 가장 접근성이 좋지만, 수익율을 내기 생각보다 쉽지 않은것 같다. 많이 벌때도 있지만, 또 잃을때도 많아서, 결국 총계를 내보면 수익률 10~20%만 해도 엄청 잘한 투자인것 같다. 나는 크게 손해 본적은 없지만, 크게 이익을 본적도 없다. 혹시 안정적으로 주식으로 더 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몇 가지 가설을 좀 테스트를 해보려고 한다.

매월 들어오는 소득 자체를 늘리는 것은, 여러 방법이 있을텐데, 이것도 뭘 할수 있을지 가볍게 테스트를 해봐야 할것 같다. 무엇이 되었든, 부자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편안한 노후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희망만 발견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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